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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취업난이라지만 … 반도체 업계는 사람 없어 난리

[르포]취업난이라지만 … 반도체 업계는 사람 없어 난리  

20일 경기도 판교에 있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90여 명의 이공계 대학생들이 이곳 세미나실에 모였다. '취업 한파'란 말이 무색하게도 때아닌 구인난을 겪는 반도체 업계가 대학생들에게 일자리 설명회를 자청한 것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들어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기업 투자의 '낙수 효과'로 산업 전체가 중흥기를 맞고 있다"며 "인재를 찾는 곳은 많은데 학생들이 중소기업들은 잘 모르다보니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경기도 평택 반도체 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37조원이 넘는 투자를 약속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7조원의 시설 투자와 다음 달 착공하는 충북 청주 공장에 2조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두 대기업의 투자로 반도체 생산 장비 납품회사(장비회사)들의 일감도 늘었다.
생산 장비를 만드는 하이엔드테크놀로지의 오찬권 대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세운 반도체 공장은 1개 생산라인에 100~130대 정도의 생산 장비가 들어간다"며 "공정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계측장비까지 포함하면 공장 한 곳당 1000여 대의 장비 수요가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흔히 반도체 기업은 빠른 공장 자동화로 사람이 할 일이 점차 줄어드는 일터로 알려졌지만, 이는 대량 생산용 자동화 라인을 갖춘 대기업에 국한한 얘기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도체 장비회사들의 경우 생산 장비 설계부터 조립까지 100%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일감이 들어오는 대로 당장 인력을 늘려야 하지만, 반도체 회사가 원하는 인재를 찾기란 쉽지만은 않다. 반도체공학만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대학도 부족한데다 캐드(CAD·장비 설계에 사용하는 프로그램)나 C언어(프로그래밍 언어)까지 능숙하게 다룰 수 있는 인재는 더욱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중소기업들의 연봉 수준이 비교적 높지 않은 것도 이공계 졸업생들이 취업을 기피하는 이유다. 인센티브를 제외한 대기업 대졸 초임 연봉이 4500만원대라면, 중견 반도체 장비회사의 초임 연봉은 3500만원 수준에 그친다. 벤처기업이나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 회사의 연봉은 2000만원대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하다.
손병복 스마트브이 기술총괄이사는 "특히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 개발에 쓰이는 반도체 설계회사들은 고급 인재가 절실하지만, 대기업 수준의 연봉을 줄 역량이 있는 곳은 드물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업종보다는 호황기를 맞고 있지만 반도체 취업시장도 경력자를 우대하는 분위기는 똑같다. 반도체 장비나 설계회사에서 신입사원이 업무를 배우는 데 걸리는 시간은 6개월~1년. 기업들은 오랜 시간 도제식 교육을 해야 하는 신입사원보다 곧바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사원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오찬권 대표는 "반도체 산업은 대기업으로 갈수록 경력직 선호 현상이 높게 나타난다"며 "처음부터 대기업 취직을 하면 좋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중소기업에서 경력을 쌓아 이직을 생각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반도체에 대한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보니 취업하기 전 미리 필요한 공부를 해두기를 권했다. 물리·화학 등 순수과학을 하는 인재들이더라도 기본적인 코딩이나 캐드(CAD), 반도체 설계 기술 등을 공부하면 취직하기가 훨씬 쉬워진다는 것이다.
손병복 이사는 "반도체 설계회사들의 경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12주 과정으로 진행하는 반도체 설계 툴 교육을 이수하면 취업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http://news.joins.com/article/21775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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